어릴 때부터 난 야무진 아이였고, 시이는 덜렁이였다.
잠깐만 눈을 떼도 뭔가 사고를 치는 시이를 내가 챙긴다.
그건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하다.
그래, 내 키도 여전히 그대로다.
변한 건 시이의 키뿐이다.
주위 사람들로부터 얕보이기 쉬운 이 작은 체구가 싫다고 시이에게 상담을 했더니
작은 몸집이 신경 쓰이지 않도록 ‘도와 주겠다’고 해서 그 후부터 계속 부탁하고 있다.
시이는 덜렁대지만, 착하다.
그 덕분에 점점 작은 것이 신경 쓰이지 않게 됐다.
그런데 뭔가 이상하다….
요즘 계속 몸이 뜨겁다. 머릿속이 멍하다.
언제부터 이런 상태였더라.
최근에 특별히 바뀐 건 없는데, 새로운 일이라곤 시이에게 ‘도움’을 받고 있다는 것 정도―…
어라, 그러고 보니 ‘도와주는’ 동안 보통 뭐 했더라?
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.
왜 이제야 이상하다고 느낀 걸까.
확신에 가까운 불안감을 억누르며 무슨 일인지 묻는 나에게 시이는―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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